교회를 사임한지 어느덧 한달이 다 되어가는구나. 시간은 정말 빨리 지나감을 다시 실감한다. 특별히 한 것 없이 시간 낭비만 하는 것 같아 후회가 되는 부분이 한 두가지 아니다. 그러다보니 또 이런 시간 낭비를 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한달 (4주)간의 시간을 돌아보면 그동안 할 수 없었던 여러 일들을 경험해봄으로써 그나마 위안을 받는 것 같다.
가정 돌봄. 결혼 후 전업 주부? 가 된 것은 처음이다. 사역이면 사역, 공부면 공부 둘 중 하나든 둘이든 쉴새없이 살았지만, 이번처럼 사역자도 아니고 학생도 아닌 때는 처음인 것 같다. 신학교 입학 1995년, 신대원 입학 2000년 이후 20년만에 사역과 학업에서 자유해본다. 어색함을 어쩔 수 없지만, 또 이런 기회가 어디 있을까 싶어서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며 주님과 아내 눈치만 보며 지낼 수 있어 감사하다. 그동안 담임목사님, 교수님, 성도님들 눈치 보는 인생이 그나마 숨을 좀 돌릴 수 있어 감사하다고 하긴 그렇고 죄책감도 들지만 자유함을 누릴 수 있어 좋다고나 해야 할까. 그러나 이런 생활이 넘 길어질까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그리고 개인적인 여유가 생겨, 3개의 줌미팅에서 이제는 5개의 줌미팅을 가지게 되었다. 주로 독서클럽이다. 대부분 목회자분들과 함께 하지만, 한분은 샌프란시스코때부터 함께 신앙생활 하던 집사님이시다. 평소 신학공부에 관심이 많아서 어거스틴의 고백록으로 함께 교제하기로 했다. 코로나 이후 세번째 고백록 모임이라 한결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새로운 한 분은 골든게이트 신학교 시절 만난 시카고 사시는 목사님이신데, 일주일에 시간되는대로 함께 새벽기도를 가지기로 했다. 한달 지나보니 개인 새벽기도가 쉽지 않음을 실감하고, 누군가 함께 할 사람이 있다면 나를 더욱 경성케 할 수 있을 것 같다. 덕분에 새벽 4시 30분에 새벽기도를 해본다 (시카고는 6시 30분). 물론 고신대 동창 줌 미팅은 늘 새벽 4시 30분에 하였던 터라 기상하기에 한결 친숙한 시간이었다.
이제 생계를 책임져야 하니, 일 자리를 구하는 것이 목표이긴 하지만, 새벽과 오전 시간만은 말씀과 기도와 공부 하는 일에 집중하고자 한다. 그럴려면 오후에 일할 수 있는 파트타임 일자리가 주어지면 좋을 것 같다. 요즘 일손이 부족하여 일자리는 많이 있지만, 일차적으로 영어 구사 능력 향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일을 구해야 한다. 주께서 인도해주시기만을 바랄 뿐이다. 또한 미국교회를 정하여 작은 부분이나마 섬길 수 있다면 영어 능력 향상과 섬김의 보람을 동시에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일에 주의 영광을 위하기를 바라며, 주의 은혜로 인도해주시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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