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어느 환자 클라이언트를 10개월 만에 처음 만나다.
첫 통화를 한지 무려 10개월만에 처음 만난 클라이언트 환자다. 그것도 병원에서 수술 후 만남이라니. 심방하고 위로하기에 최상의 타이밍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에벤에셀의 하나님!
* 첫 만남
올해 1월 첫 전화 통화때부터 쉽지 않는 클라이언트라는 사실을 알았다.
'Hello sir, my name is David, your Health Home care coordinator..."
그러자 들려온 대답은, "I don't want you. I am busy. Bye!"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다음달 문자메시지와 함께 또 전화를 걸어보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I don't talk with you. I wanna talk with your director!"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디렉터에게 내용을 알려주고 이 분에게 가끔씩 문자메시지만 보내온 시간이 무려 10개월. 그리고 중간에 과일과 야채를 구입할 때 사용할 수 있는 Safeway 쿠폰도 보내줬다. 비록 속으로는 가끔씩 험담을 해댔지만 말이다.^*^
그리고 8월에 디렉터가 회사를 떠나는 까닭에 지난 달 9월에 어쩔수 없이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전화를 받을 뿐만 아니라, 전혀 딴 사람처럼 전화를 받고 자신의 상황을 친절하게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때 그 사람이 맞나 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너무나 감동한 나머지 한번 만나서 식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흔쾌히 승락하기에 언제 어디에서 만나자고 구두 약속까지 하게 되었다. 무려 10개월만에 처음 만나게 되는 클라이언트라니. 심장이 터보엔진처럼 부렁부렁~~~ 곧 우주선 발사처럼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약속된 만남을 확인하기 위하여 전날에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기흉이 생겨 급하게 수술하게 되었다고 (또한 장애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문자 메시지로 Everett 어느 병원인지 확인하고 수술 후 방문하겠다고 하니, "If I live..." 라는 대답만 하는 것이 아닌가. 살아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첫 만남을 위해 병원을 방문하니, 마치 몇 번 만난 사람처럼 다정하게 반응하는게 아닌가. 전혀 딴 사람처럼 대하니 어리둥절 하였지만, 주의 은혜로 첫 만남치고 대화도 자연스럽게 오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종교가 있는지, 교회를 다녀본 적이 있는지.
한때 어릴 적 교회를 나간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 좋아하던 목사님이 세상을 떠난 뒤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목사나 성직자는 죽지 않을거라고 어릴 때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이후 교회를 나가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잠시 지나가는 농담으로 말했다. "I don't want it. I want to go to the heaven." (서로 웃음^*^) 잠시 나의 본업과 신앙의 중요성 및 다른 환자들의 간증을 버무려 전도하고서는, 기도를 해도 되겠냐고 물었다. 흔쾌히 예스 라고 해서, 빌립보서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말씀을 읽어주고 유창한 콩글리쉬로 기도해주니 너무 고마워하고 감사하였다. 할렐루야! Praise the Lord!
오늘 하루 예수님의 마음이 더욱 간절히 느껴지는 날이었다.
"예수께서 모든 도시와 마을에 두루 다니사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라 무리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시니 이는 그들이 목자 없는 양과 같이 고생하며 기진함이라" (마 9:35~36)
건강도 잃고, 가족도 직장도 없는 한 영혼 주께서 불쌍히 (민망히) 여기사 구원해주시고 치료해 주시기만을 기도한다.
* 에필로그
환자들을 돌보고 관리하는 일을 한지 어느덧 10개월이 지나가는 가을에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열매이다. 무려 10개월이 지났지만, 포기하지 않고 연락한 한 영혼을 만나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말씀 읽고 기도를 해주니 눈에서 눈물이 다 났다. 집에 돌아오는 1시간 30분의 여정이 전혀 피곤치 아니하였을 정도로 기뻤다. 성령충만의 역사이며 모든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마음으로 다가는 삶, 열매 넘치는 삶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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