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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Ministry

고통의 멍에 벗으려고

by PastorHaHa 2022. 7. 21.
https://www.desiringgod.org/articles/gods-answer-to-human-suffering


거의 뼈만 남은 한 여성 클라이언트를 3개월 동안 전화 통화만 하다가 지난 4월에 병원에서 처음 마주했다.
심장질환으로 인한 혈액 공급 부족으로 두 발이 (발목 위까지) 썩어가고 있었다. 정말 숨만 쉴 뿐 살아있는 미라(mummy)라는 표현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어떤 말로 위로할 수 있을까. 뭐라고 물어봐야 할까. 영어로 인한 의사소통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전화상으로 내 영어를 절반도 못 알아듣기에 아주 부담스러운 존재였다.
환자가 힘든 상태라 대화하기보다는, 간호사를 찾아서 환자 상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환자 동의하에 차트를 잠시 들여다 보고서는 까무러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질병을 가지고 있을까 라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절반은 어떤 병인지도 알기 어려웠다.

착잡한 심정으로 병실에 앉아서 조용히 노트를 하며 기도드렸다. "주님 이 딸을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 구원하여 주시옵소서...." 그리고 조심스레 안부를 물으며 부자연스러운 (어색한) 대화가 오고 갔다. 그러던 중, 이 분이 신앙생활이나 교회 생활은 안 한지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하나님을 믿는다는 사실을 듣고 감사해하며 'Amazing grace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을 함께 들으며 찬양했다. 이내 눈물을 흘리며, 자신은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한다. 아니 차라리 주님 품으로 가고 싶다고 한다. 의사가 아닌 내가 보기에도 오늘내일 곧 세상을 떠날 것 같은 상태였다. 임종예배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기에 더욱 간절히 서로 찬양하고 기도하였다. 뼈만 남은 손을 붙잡고 하나님 아버지께서 회복과 치유와 구원의 은혜를 주시기만을 간구하였다.

감사하게도 주께서 생명을 붙들어 주셔서 지난 4~5월에 2개월 동안 5번 정도 병원을 방문하며 지속적으로 말씀을 읽고 찬양하고 기도 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주의 은혜가운데 퇴원할 정도로 다소 회복되었고, 정부의 도움으로 간병인과 함께 집에서 요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6월 중반부터 연락이 닿질 않았다. 집으로 전화를 하여도, 셀폰으로 전화를 하여도 응답이 없었다. 음성사서함, 문자메시지 어느 것에도 반응이 없었다. 찾아가야 하나 생각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사람 만나기를 꺼려하기에 마음을 접고 이 분의 딸에게 연락을 취했다. 돌아온 메시지는 "my mom passed away..." 결국 6월 말에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인해 주님 품으로 가게 된 것이다.

이별은 슬픔 그 자체이지만, 오히려 이 분의 죽음은 주께서 고통의 멍에를 벗기시고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하신 것이니 본인이나 가족에게 축복이라 여겨진다.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정말 주님의 은혜가 지극하다고 고백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병원에서 이 자매가 목사와 함께 영적인 시간을 보내며 이생의 마지막을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준비케 하셨기 때문이다. 오직 은혜다.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비로소 사망에서 생명으로 이르는 은혜를 누리게 하였다.

* 고통의 멍에 벗으려고

1. 고통의 멍에 벗으려고 예수께로 나갑니다
자유와 기쁨 베푸시는 주께로 갑니다.
병든 내몸이 튼튼하고 빈궁한 삶이 부해지며
죄악을 벗어 버리려고 주께로 갑니다.

2. 낭패와 실망 당한 뒤에 예수께로 나갑니다
십자가 은혜 받으려고 주께로 갑니다
슬프던 마음 위로 받고 이생의 풍파 잔잔하며
영광의 찬송 부르려고 주께로 갑니다.

3. 교만한 맘을 내버리고 예수께로 나갑니다
복 되신 말씀 따르려고 주께로 갑니다
실망한 이 몸 힘을 얻고 예수의 크신 사랑받아
하늘의 기쁨 맛보려고 주께로 갑니다

4. 죽음의 길을 벗어나서 예수께로 나갑니다
영원한 집을 바라보고 주께로 갑니다
멸망의 포구 헤어 나와 평화의 나라 다다라서
영광의 주를 뵈오려고 주께로 갑니다


* Cover image
https://images.app.goo.gl/4YFa53Nq2hCKfPyG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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